[2008년 7월 3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를 보면서

0. 잡설

저는 블로그에 시사와 관련된 글을 올리는것을 꺼려 합니다. 이전에는 가끔 쓰다가, 실천하지 못하는 개인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입을 닫아버린 겁니다. 그러나 지금 쓰려는 글은 그 경계인 셈인데..... 전문 신학자가 아니다 보니 부정확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존경하는 분들이 매도당하는 것을 보고있지는 못하겠어서 남겨둡니다.

본 블로그 주인장은 냉담자입니다.
이건 가톨릭에서 쓰는 말인데, 신자였다가 성당 안다니게 된 사람을 말합니다.

냉담자가 된 이유는 머리가 크면서 '신' 을 믿을수가 없게 되었기 때문이죠. 이건 공학을 전공한 학문적 바탕에 기인하기도 하고, 대학시절 운동에 투신했던 개인적 경험에 기인하기도 합니다. 뭐... 리처드 도킨스 교수님처럼 극단적인 반대성향은 아닙니다. 저는 종교의 순기능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쪽이니까 말이죠.

냉담자가 된 지금에도 저는 신부님을 매우 존경합니다. 그분들의 사상이라기 보다는 그분들의 생활을 존경합니다. 뭐랄까... 세속에서 벗어나고, 스스로를 버리신 분들은 눈빛이 마치 소년 같습니다. 그 눈빛에 반했다고 하면 딱이겠습니다. (신부님들은 결혼도 못하고, 의무적으로 사회에 봉사할수 있는 일을 하셔야 하고, 그리고 입고 계시는 검은 옷조차 바로 '수의' 입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 이후 신부님들을 좌파라고 매도하고 해방신학에 근거한것처럼 묘사하는데.... 공부좀 더하십시오. 이분들이 '빨갱이'요? 전직 '빨갱이'인 제 입장에서는 비웃을수 밖에요.

1.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

이분들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활동하고 계신겁니다.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는 1962년에서 1965년 까지 열린 가톨릭의 회의 입니다. 이는 가톨릭의 일대 혁신의 계기인 셈인데, 요하네스 교황님에의해 소집되어 16개의 교령이 제정되었습니다. 이건 이전까지의 교회의 변화를 반영하는 형태로 제정되었고, 공의회에는 전 세계의 모든 주교님들이 소집되어 합의한 겁니다.

잡다한 이야기는 빼고 이게 뭘 바꾸었는가만 이야기 드리자면. 보수적인 가톨릭교회의 변화를 위한 신학적 명분을 제시한게 가장 근본이 될것이고, 이를 통해 구체적인 부분들이 매우 급격하게 바뀌었습니다.

우선 성당에서 미사집전이 각국의 언어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는 교회에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인데, 우리나라 역시 우리말로 기도문이 바뀌고, 또한 무릎을 꿇는 것 대신 한국적인 '절'이 도입되었고, 전례를 간소화 하였고, 독서와 기도에 평신도의 참여가 허용되었습니다. (저는 어릴적 다니던 성당에서 설날미사에서 차례상 차려놓고 하느님께 '세배'도 드렸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참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동방교회등의 타 그리스도교와의 교류가 확대되었는데, 우리나라는 이를 통해 개신교단과 함께 '공동번역성서'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현재 개신교와 성경과 기도문이 거의 유사한 이유가 이것이죠. 또한 비기독교도에 대한 입장이 바뀌었습니다. 가톨릭이 불교계나 비신자들에게 개방적인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결정적으로 정의구현사제단과 같은 현실참여가 인정된 이유는, 사회와 교회의 교류를 이야기한 교령에 의한 것인데, 이는 신도인지 아닌지를 막론하고 교회는 인간에게 가해지는 인권적인 제약에 대해 교리에 근거하여 반대할것을 천명한 겁니다. 이를 근거로 성, 인종, 종교등을 막론하고 천부 인권에 대한 차별등 인권에 대한 제약에 목소리를 내어야한다는 것이 요구되었고, 정의구현 사제단은 바로 이 교령에 충실하게 활동하시는 겁니다.

자유권을 억압하는 권위주의정부에 대한 반대, 사상의 자유에 대한 제약에 해당되는 국가보안법의 반대, 생명권을 위협하는 낙태에 대한 반대, 생존권을 억압하는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구호등. 연결되지 않을것 같은 활동이 어떻게 연결되는 건지 아시겠습니까? 촛불에 대해서도 정부가 시민에게 가하는 폭력에 대해 반대한다고 나서신거죠? 그리고 마찬가지로 전경에 대한 시민의 폭력역시 반대하셨습니다. 그리고 쇠고기는 건강권의 문제구요.

정의구현사제단은 사안마다 사제의 양심에 따라 그 참여여부를 개인적으로 정하시는겁니다. 원래 전체 500여분 되시는데, 이번 촛불관련 시국미사에는 약 200여분이 참여하신거죠.

2. 해방신학?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이분들이 남미의 해방신학을 따르는 거라고 하면서 그래서 가톨릭에서도 인정 못받는다는 주장도 있는데...

역시 공부 더하세요. 남미 해방신학은 페루의 신학자인 구티에레즈에 근거하며, 이는 성서는 가난한 자의 관점에서 보아야 하고, 따라서 신앙인은 이러한 불평등 구조를 유발하는 사회구조를 인식하는 속에서 활동이 가능하다는 급진적인 이론입니다. 이게 왜 가톨릭에서 문제가 된거냐 하면, 주장이 이렇다 보니 그 도구로써 성서 보다는 일련의 사회과학이론이 더 중시되게 된겁니다. (사회구조를 우선 인식해야 하니까요.)

가장 급진적으로는 마르크스 주의에서 부터 시작해서, 온건하게는 하버마스의 공동체주의까지 말이죠. 교단입장에서는 이게 주객전도 아니냐라고 한거죠. 우리나라 여기까지 안갑니다. (영향을 전혀 안받은건 아니겠지만요. 신학 연구하시는분들이 저거라고 연구 안하시지는 않았을거고, 하다보면 동조하시는 분들도 나왔겠죠.)

오히려 남미의 해방신학은 우리나라에서는 개신교의 민중신학에 끼친 영향이 더 큽니다. 물론 양자가 같지 않아요. 대의에는 동의했지만 그 방법론은 오히려 소공동체를 확립하고자 하는 활동에 더 가깝게 전개되니까요.

3. 정리

이 정도로 이해하셨으면 하고....

마지막으로 한마디. 좁아터진 소견으로 제발 선의에 먹칠하지 마십시오. 저는 정의구현 사제단이 아닌 우리나라 신부님을 존경합니다. 보수적인 분으로 평가받는 꽃동네 오웅진 신부님도 존경할만한 분이죠? 저분들은 모두 정치적인 색채보다는 인간의 권리와 존엄 그 자체를 위해 활동하시는 분입니다.

저는 아직도 가톨릭이 보수적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활동을 존경하고, 비난을 원치 않습니다. 그런 뜻으로 받아들여 주세요. (그래서 군종후원회에는 작년까지 겨우 매달 5000원 뿐이지만 보내기도 했었고.... 군대에서 성당에서 쵸코파이 드신분들 많으실텐데.... 그거 사는데 쓰이는 거라고 생각하심 됩니다. 저는 '가톨릭'이 아니라 '쵸코파이교'의 후원자입니다. ㅋㅋ)

참조 :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 (그니까 검색만 해도 알수있는걸 안찾아보고 뻘소리한게 열받은 거죠...--;)

by 신사장 | 2008/07/03 06:28 | 잡담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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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ndrea at 2008/07/03 09:37
^^잘 읽고갑니다~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행동하시는 그분들이 너무 멋지십니다..+_+
Commented by 신사장 at 2008/07/03 11:09
방문 감사드립니다. 저도 그분들이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감성적으로는 다시 신앙생활을 해야 할거 같으면서도, 먹물답게 옹졸한 이성과 게으름으로 인해 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다못해 존경의 마음이라도 드리려고요..^^

자주 들러주세요. 축구 이야기밖에 없지만요. ㅋㅋ
Commented by 과객 at 2008/07/03 10:48
죄송합니다 좀 퍼다 나르겠습니다.
Commented by 신사장 at 2008/07/03 11:12
어익후....--; 이런 잡상을....--;

방문 감사드리고, 하물며 좋게 봐주신듯 하니 그 역시 감사드립니다. 퍼가시는건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공개된 글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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